코리아컵·스프린트 과천벌 수성할 ‘안방마님’ 누구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한국마사회는 오는 9월 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코리아컵(서울7경주, 1800m, 총상금 16억)과 코리아스프린트(서울6경주, 1200m, 총상금 14억)가 열린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4년 아시아챌린지컵을 시작으로 아시아 경마계에 러브콜을 보냈던 한국이 2016년 코리아컵으로 본격적인 국제대회의 서막을 올렸고, 이는 아시아의 떠오르는 경마 강국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 아일랜드, UAE 등 전세계 경주마들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우승마는 일본의 ‘크리솔라이트’. 당시 한국경마 최강자 중 하나였던 ‘트리플나인’은 1위와 무려 16마신 차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눈으로 확인한 대차(大差)의 패배에 많은 경마팬들이 자조 섞인 탄식을 내뱉었다. 이후에도 ‘돌콩’, ‘클린업조이’ 등이 홈경기의 체면을 지키고자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2022년 서승운 기수의 ‘위너스맨’이 1위를 차지하며 그동안의 패배를 설욕했다. 같은 해 코리아스프린트 역시 문세영 기수가 기승했던 ‘어마어마’가 일본의 ‘랩터스’를 제치고 당당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안타깝게도 다시 일본 원정마에게 1위를 내주었지만 국제레이팅(경주마 평점) 110 이상의 우수 경주마가 다수 출전하는 등 코리아컵을 대하는 세계 경마관계자들의 태도가 달라진 것만은 분명했다.
자국에서 ‘한물 간’ 경주마가 원정 와서 상금만 쓸어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원망의 눈초리도 사라졌다. 이를 반증하듯 경주격(Grade) 또한 권위와 수준을 공인받는 IG3(International Grade3)로 격상됐다.
올해 코리아컵 우승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여전히 높은 세계의 벽 앞에 우리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될지 과천벌을 지켜낼 안방마님이 등장할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원정마의 경우 ‘윌슨테소로’, ‘크라운프라이드’, ‘아나키스트’ 등이 출전을 확정지은 가운데 국내에서는 코리아스프린트에 ‘스피드영’, ‘어마어마’, ‘벌마의스타’, ‘모르피스’가, 코리아컵에 ‘위너스맨’, ‘글로벌히트’, ‘심장의고동’ 등이 출전등록을 마친 상태다.
‘위너스맨’은 2020년 7월 데뷔 후 총 수득상금 48억, 최근 3회 수득상금 14억8,000만원으로 국내 출전 예정마 중 최고기록이며 통산 연승률 89.3%로 22년 코리아컵 우승마답게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2021년 코리안더비를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 각종 대상경주를 휩쓸었다.
헤럴드경제배, YTN배, 부산광역시장배로 이어지는 장거리 스테이어 시리즈의 역대 두 번째 삼관마다. 그랑프리 2연패로 화룡정점을 찍으며 압도적 승점으로 연도대표마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으나 왼다리 골절로 수술 후 장기간 휴양에 들어갔다.
복귀 후 첫 경주가 될 코리아컵에서 화려한 왕의 귀환을 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주는 ‘위너스맨’을 필두로 ‘매스터리맨’, ‘레이스맨’ 등 ‘맨’ 군단과 ‘마린’ 군단 등을 보유한 이경희 마주, 조교사는 부산 20조 최기홍 조교사.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우승한 글로벌히트와 김혜선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글로벌히트’는 김혜선 기수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좋은 성적을 내왔다. 3세였던 작년, 코리안더비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 김혜선 기수에게 ’더비걸‘의 영예를 안겼다.
‘위너스맨’에 이어 올해 스테이어 시리즈 제패에 도전했으나 마지막 부산광역시장배에서 투혼의반석에 1위를 내주며 삼관마 등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약 2개월 뒤 열린 2000m 장거리 대상경주 KRA컵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차세대 장거리 강자로서의 면모를 여과 없이 과시했다.
해외 출전마와의 경쟁구도도 관전 포인트지만 선배이자 라이벌인 ’위너스맨‘과 맞붙게 될 이번 경주에서 ’글로벌히트‘가 작년 그랑프리에서의 석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법이 될 것이다. 마주는 ’글로벌‘ 군단과 ’히트‘ 군단을 보유한 김준현 마주. 조교사는 부산 26조 방동석 조교사.
2024년 Owners' cup 우승마 '스피드영'과 김혜선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스피드영‘은 오랜 기간 한국의 ’리딩 사이어(Leading Sire)’ 자리를 지키며 ‘경부대로’, ‘파워블레이드’ 등 명마들을 생산해 온 씨수말 메니피의 마지막 자마 중 하나다. 메니피는 지난 19년 6월 2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는데 스피드영은 그 직전에 수태돼 2020년 4월에 출생했다. 마지막 금수저 혈통을 이어받은 행운아인 셈이다.
실력에 비해 무운이 약한 편인지 아쉬운 2,3위를 기록한 경우가 많다.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1위를 가져간 글로벌히트는 코리아컵에 출전하게 돼 이번 스프린트 경주에서 스피드영은 같은 마주의 ‘강서자이언트’를 비롯해 강력한 라이벌로 점쳐지는 ‘어마어마’, ‘벌마의스타’ 등과 맞붙게 된다. 마주는 디알엠씨티, 조교사는 글로벌히트와 동일한 부산 26조 방동석 조교사.
2022년 코리아스프린트 우승의 어마어마와 문세영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어마어마’는 2022년 코리아스프린트 우승마로 올해 7세의 노장이다. 활동기간이 긴만큼 문세영, 유승완, 송재철 등 다양한 기수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팬들 사이에서 “장거리에 위너스맨이 있다면 단거리에는 어마어마가 있다”고 회자될 만큼 국내 최강 스프린터임은 틀림없다.
노령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프린터 시리즈인 SBS스포츠스프린트, 서울마주협회장배에서 2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생애 최초로 출전한 마일경주(1600m)인 오너스컵에서 원정의 부담을 이겨내고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주는 와우와우, 강남불청객 등 재미있는 이름의 경주마를 다수 소유한 나스카, 조교사는 서울 40조 송문길 조교사이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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