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넘어 유럽·남미까지…K-라면 글로벌 시장 장악한다
8월까지 수출액 1.1조 넘어서…올해 1.5조 돌파 전망
동남아시아·미국 넘어 이제는 북유럽·남미까지 번진 시장
미국서 번진 K-라면 열풍 '불닭' 트렌드…이제는 유럽 공략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7% 증가한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최근 몇 년 째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주요 라면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는 만큼 올해 말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내수시장은 포화상태다. 올해 상반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업체의 실적이 해외 매출 비중에 따라 성과가 나뉜 바 있다. 따라서 ‘수출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고 비중을 차지하는가’를 중심으로 순위싸움이 벌어질 예정이다. 해외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라면업계는 수출 공략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중국으로의 라면 수출액이 가장 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한 1억6,000만달러(약 2,128억원)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미국이며, 1억4,000만달러(1,862억 원)로 61.5% 대폭 늘었다. 이어서 네덜란드를 포함한 영국,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수요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꾸준히 라면 수출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온 가운데,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눈여겨볼 만하다. K-푸드 열풍을 탄 이 시점에서 동남아 시장을 넘어 서양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이외에도 중미 최대 국가 멕시코의 라면 시장은 지난 3년간 18% 성장해 작년 기준 1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국내 라면업계가 최근 라면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시장 또한 새로운 돌파구로 고려하는 이유다.
[사진=농심]
◇‘신라면’ 앞세워 유럽·남미까지…농심, 공격적 투자 단행
농심의 대표 상품 ‘신라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조2,10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넘는 등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농심은 라면의 수출시장 확대 기회를 신라면의 글로벌 판매 확대로 잡겠다는 심산이다. 농심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생산·판매 9개 법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특히 미국 법인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멕시코 시장까지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농심이 계획대로 연내 멕시코에 영업지점을 설치한다면 중남미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은 미주지역 이외에도 유럽시장 공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6월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신라면을 포함한 제품 다수를 입점시켰다. 특히 파리 올림픽 기간에 팝업을 열어 현지인들에게 라면의 맛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홍보 효과를 노렸고,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도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내년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 부산 녹산공장의 수출 전용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라면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신규 시장으로 진출하게 된다.
[사진=뉴스1]
◇미국서 “없어서 못 산다”…‘불닭볶음면’ 이번엔 유럽이다
삼양식품의 수출 주력 상품은 의심할 여지없이 ‘불닭볶음면’이다. K-라면 열풍의 주역으로 삼양식품의 호실적을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져가는 라면 수출시장에서 그 역할은 더욱 두드러진다. 해외에서는 이미 ‘불닭’이라는 키워드가 하나의 트렌드로 형성돼 라면뿐만 아니라 각종 스낵도 입소문을 타는 상황이다.
이처럼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은 삼양식품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해외 매출을 보면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7,14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교적 매운맛이 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미국 대형마트에서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던 분위기 덕분이다.
초기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져온 수출이 최근 미국, 유럽 등 서양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세를 보인다. 이에 삼양식품은 미국을 넘어 유럽법인을 신설해 떠오르는 수출지역에 판매 거점을 만들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럽지역은 지난 2019년 6%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19%까지 비중이 확대되며 삼양식품의 주요 수출지역이 되고 있다. 삼양식품이 라면 수출액 3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에 지난 7월 법인을 설립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내수 위주’ 오뚜기, 해외 계열사 활용해 미국시장 진출에 ‘사활’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매운맛’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사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오뚜기 또한 수출에 박차를 가하려는 모양새다. 오뚜기는 내수 의존도가 높아 최근 라면 수출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혜를 제대로 못 누린다는 평이 나온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약 38%, 76% 정도인 반면 오뚜기는 9.5% 수준이다.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오뚜기는 사명을 ‘OTTOGI’에서 ‘OTOKI’로 바꾸고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는 등 내수시장 위주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오뚜기는 12개 해외 계열사 중 8개가 미국 소재인데, 미국 법인 중 하나인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9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이에 오뚜기는 지난해 8월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설립하고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 생산공장도 추진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불닭볶음면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삼양식품이 30년 만에 시가총액으로 농심을 제치기도 하는 등 양사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 속에서, 내수에 집중했던 오뚜기도 라면 수출시장의 확대를 적극 활용하려는 행보다. 농식품부 또한 이러한 상황에 맞춰 우리 기업의 해외 판촉 행사와 유통사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에 수요처를 발굴하고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인 만큼 K-라면 수출시장의 끊임없는 성장이 기대된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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