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땐 국내 아연시장 독점 가능성"
경제·산업
입력 2025-01-14 10:10:58
수정 2025-01-14 10:21:39
김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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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 체제' 고려아연·영풍 균형 깨지면 부작용 예상
'수익성 확대' 중심 사모펀드 가격 인상 수순 예상…공급망 안정성도 훼손
기초소재 가격 인상 시 제품 가격 '도미노 상승'…국민·소비자 피해로 귀결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에 산업계에서 '국내 아연 공급망 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풍·MBK로 고려아연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과 영풍의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경쟁 체제가 깨지고, 영풍·MBK의 아연공급 독점 체제가 탄생하며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내 산업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연과 같은 국내산업 핵심 소재들이 독점 구조에 놓이고, 사모펀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다른 업종에서 나타났던 가격 인상과 이로 인한 산업계의 후폭풍 등이 이어지며 그 피해가 산업계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연의 국내 수요는 약 43만 5,000톤이다. 이중 고려아연은 29만 5,000톤, 영풍은 10만 3,000톤을 공급했다. 국내에서 아연을 생산하는 기업은 이 두 기업뿐으로 과점 체제가 유지됐다.
국내 아연 수요에서 두 업체의 공급률이 90% 이상인 셈이다. 물류비용에 아연을 필요로 하는 철강업체들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의 특정상 해외 제품의 대체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특정업체가 독점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란 평가다.
아연 가격은 일반적으로 LME(런던금속거래소) 단가를 기본으로 공급사가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가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도 그간 고려아연과 영풍 두 제조사와 철강상 등 주요 고객사가 적절한 협상과 균형, 상대 측을 의식한 가격 책정 등을 통해 큰 문제없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해 왔다. 결국 공급 측면에서나 가격 측면에서 견제와 균형이 유지된 경쟁 시장이었다는 의미다.
아연은 단순히 아연 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아연은 철의 부식 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금속이다. 건설과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외장재 등에 쓰이는 철강재의 부식 방지용 도금 원료로 쓰인다.
안정적인 아연 공급은 아연 시장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산업 발전 전반에 기여한다. 이는 아연 등 비철금속 제련업이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MBK와 영풍이 오는 임시주총에서 14명의 이사를 새롭게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켜 고려아연 장악에 성공하면 이들이 국내 아연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연과 불가분의 관계인 철강 업계가 이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고려아연 및 영풍과 오랫동안 거래하며 신뢰를 쌓아왔고,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협상을 해왔는데, 사모펀드가 개입되면 가격 인상 등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MBK가 그간 국내 기업들을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 구조조정이나 핵심자산 매각, 가맹점 폭리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장과 업계의 지적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MBK의 경우 사모펀드라는 속성에 더해 특히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파트너스 6호 펀드의 출자자 즉 자금원의 80% 이상이 해외 자본이라는 점, 특히 중국과 중동에서 상당수 자금이 유입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부작용 등은 고려해야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수익 확대가 필요할 때는 가격을 올리고, 또 아연 수요 확대 등으로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아질 때도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해외 고객사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경우 국내 판매보다는 해외 판매를 우선하는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아연 가격 인상은 철강 제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철강사들의 경우 이미 값싼 중국산의 물량 공세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용 부담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국내 철강사들이 수입산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는 속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의 아연 공급 의존도가 심화되면 미중 갈등과 공급망 경쟁 속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속 업계 관계자는 "아연은 그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철강 등 산업 전반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수 소재이자 국내 전산업에 필요한 금속이라는 점에서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아연 등의 주요 금속의 생산과 가격 결정이 사모펀드의 영향력 하에 놓이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hyojeans@sedaiy.com
영풍·MBK로 고려아연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과 영풍의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경쟁 체제가 깨지고, 영풍·MBK의 아연공급 독점 체제가 탄생하며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내 산업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연과 같은 국내산업 핵심 소재들이 독점 구조에 놓이고, 사모펀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다른 업종에서 나타났던 가격 인상과 이로 인한 산업계의 후폭풍 등이 이어지며 그 피해가 산업계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연의 국내 수요는 약 43만 5,000톤이다. 이중 고려아연은 29만 5,000톤, 영풍은 10만 3,000톤을 공급했다. 국내에서 아연을 생산하는 기업은 이 두 기업뿐으로 과점 체제가 유지됐다.
국내 아연 수요에서 두 업체의 공급률이 90% 이상인 셈이다. 물류비용에 아연을 필요로 하는 철강업체들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의 특정상 해외 제품의 대체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특정업체가 독점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란 평가다.
아연 가격은 일반적으로 LME(런던금속거래소) 단가를 기본으로 공급사가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가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도 그간 고려아연과 영풍 두 제조사와 철강상 등 주요 고객사가 적절한 협상과 균형, 상대 측을 의식한 가격 책정 등을 통해 큰 문제없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해 왔다. 결국 공급 측면에서나 가격 측면에서 견제와 균형이 유지된 경쟁 시장이었다는 의미다.
아연은 단순히 아연 시장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아연은 철의 부식 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금속이다. 건설과 자동차와 가전제품의 외장재 등에 쓰이는 철강재의 부식 방지용 도금 원료로 쓰인다.
안정적인 아연 공급은 아연 시장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산업 발전 전반에 기여한다. 이는 아연 등 비철금속 제련업이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MBK와 영풍이 오는 임시주총에서 14명의 이사를 새롭게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켜 고려아연 장악에 성공하면 이들이 국내 아연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연과 불가분의 관계인 철강 업계가 이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고려아연 및 영풍과 오랫동안 거래하며 신뢰를 쌓아왔고,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협상을 해왔는데, 사모펀드가 개입되면 가격 인상 등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MBK가 그간 국내 기업들을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 구조조정이나 핵심자산 매각, 가맹점 폭리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장과 업계의 지적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MBK의 경우 사모펀드라는 속성에 더해 특히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파트너스 6호 펀드의 출자자 즉 자금원의 80% 이상이 해외 자본이라는 점, 특히 중국과 중동에서 상당수 자금이 유입된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내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부작용 등은 고려해야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수익 확대가 필요할 때는 가격을 올리고, 또 아연 수요 확대 등으로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아질 때도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해외 고객사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경우 국내 판매보다는 해외 판매를 우선하는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아연 가격 인상은 철강 제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철강사들의 경우 이미 값싼 중국산의 물량 공세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용 부담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국내 철강사들이 수입산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는 속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의 아연 공급 의존도가 심화되면 미중 갈등과 공급망 경쟁 속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속 업계 관계자는 "아연은 그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철강 등 산업 전반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수 소재이자 국내 전산업에 필요한 금속이라는 점에서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아연 등의 주요 금속의 생산과 가격 결정이 사모펀드의 영향력 하에 놓이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hyojeans@seda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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