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국내 상륙 임박…"LCC서 와이파이 쓴다"
경제·산업
입력 2025-01-14 10:54:16
수정 2025-01-14 14:21:37
고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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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저가항공 기내 와이파이 시장 공략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화제를 낳았던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 서비스를 국내에서 사용할 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3월 스타링크 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에 대해 승인을 내어줄 계획을 밝혔다. 이후 법제처와 국무조정실의 심사를 거치면 빠르면 2분기 초 스타링크의 국내 상륙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며 통신업계에서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으로 서비스 개시 시점을 예상한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국내에서 쓸 수 있다고 해도 당장 개인 이용자의 통신 서비스 사용 패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 주파수를 수신하는 단말기(브이샛) 구입에 최소 20만 원(149달러)가량이 들고 월간 이용 요금도 약 14만 원(99달러)으로 휴대전화 통신보다 비싼 데 반해 전송 속도는 낮은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다만, 스페이스X는 단말기 비용과 스타링크 이용 요금을 점차 낮추고 전송 속도를 높이며 이용자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어 상황은 변동될 수 있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당장 큰 변화를 맞을 곳은 인터넷 연결이 쉽지 않은 선박과 항공기 내부에서의 통신 환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 위성통신 서비스를 해운사나 항공사에 재판매하는 역할을 맡게 될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우선 저가 항공사를 주력 판매 대상으로 설정하고 마케팅 등 준비에 돌입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기내 통신 서비스를 이미 시작해 비 대한항공 계열 저가 항공사를 스타링크 서비스의 주요 재판매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링크를 이용해 항공기 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 예정인 해외 항공사는 유나이트항공, 에어프랑스, 하와이안항공, 델타항공 등이다. 인터넷 사용이 원활하지 않던 선박, 항공기 내에서 통신 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차세대 통신인 6G를 실현하려면 스페이스X 위성과 같은 저궤도 통신 위성과 육상 기지국이 3차원으로 연결된 초고속·저지연 통신 환경이 필수적인데, 스페이스X는 이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노리고 있다. 6G는 자율주행이나 도심항공교통(UMA), 로보틱스 등 신기술에 꼭 필요한 통신 환경이다.
현재 스페이스X의 저궤도 통신 위성 점유율은 이미 압도적인 상황으로 이 회사가 발사한 저궤도 위성 수는 지난해 9월 현재 약 7,000개로 모든 활동 중인 위성의 3분의 2에 달한다. 일론 머스크의 목표 위성 수는 4만2,000개로 알려져 있다.
스페이스X에 도전장을 내민 아마존은 2029년까지 위성 3,200기를 발사할 계획이고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할 예정이다.
스타링크 서비스가 당장은 국내 통신업계로부터 개인 가입자를 빼앗을 동인은 적어 보이지만 상황은 추후 바뀔 수 있다. 스타링크 위성통신을 휴대전화에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투셀'(DTC) 기능이 현재로서는 낮은 전송 속도, 높은 비용으로 경제성이 낮다고 해도 기술 발전에 따라 접근성이 좋아지면 국내 통신업계 대신 스타링크를 선택할 소비자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료는 스페이스X의 통신 위성 운용과 통신 서비스 제공 비용이 갈수록 줄고 있어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강충구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열린 위성전파 및 위성통신 기술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스페이스X가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통신망을 공급하는 데 투입하는 직원이 4명, 투자금이 30억 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자와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른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링크 서비스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상황에 위기를 느낀 미국 통신사 AT&T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스페이스X가 통신 산업 생태계를 교란할 여지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일론 머스크와 친분이 두터운 브랜던 카를 지명한 상황이어서 FCC 판단이 미 통신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를지는 미지수다.
한편, LA를 쑥대밭으로 만든 산불에서 스타링크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는 모습이 전해지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전시에서의 효용에다 재난 상황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자동차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장착하면 이동식 기지국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LA 산불 현장에서 활용되는 중이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사이버 트럭을 이동식 기지국으로 사용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LA 지역의 스타링크 인터넷 단말기에 전원을 공급한다"라고 설명했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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