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쇼크…"국내 반도체 업계, 위기와 기회 공존"

경제·산업 입력 2025-02-01 08:00:05 수정 2025-02-01 08:00:05 김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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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고성능' 中 딥시크 쇼크…AI 전쟁 본격화 
"고비용 고성능 반도체 사용 엔비디아에 도전장"
"AI 주도권 쥔 SK하이닉스, 단기 변동성 불가피"
삼성전자, 中 딥시크 충격에 "여러 시나리오 주시"


딥시크 어플 화면.[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을 무기로 인공지능(AI) 시장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저가형 반도체를 활용해 고성능 AI모델을 구현한 것이다. 기존 AI 모델 개발의 필수로 여겨진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건데, 기존의 고비용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하는 엔비디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맞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딥시크 등장에 AI 반도체 시장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는 분석이다. 


딥시크 다운로드 화면.[사진=서울경제TV]

▲'저비용·고성능' 中 딥시크 쇼크…AI 전쟁 본격화
AI 시장의 화두의 단연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딥시크가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R1'을 선보이며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개발 비용과 시간이다. 딥시크는 약 두달이라는 기간 동안 600만 달러를 들여 저성능 반도체만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자체 개발했다. 엔비디아 H800 칩 등 저사양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병렬로 활용해 비용 대비 효율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개발비용만 1억 달러가 들어간 챗GPT와 비교하면 거의 16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성능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미국 오픈AI가 선보인 챗GPT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특히, AI 모델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오픈소스로 풀었다. 오픈AI는 현재 폐쇄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 세계는 빠르게 반응했다. 뉴욕타임즈가 딥시크에 관련한 분석기사를 쏟아냈다. 딥시크 등장에 엔비디아의 시총은 하루 사이 863조원이 증발했다.딥시크는 단숨에 국내 인기 AI앱 2등 등극했다. 



[사진=SK하이닉스]
▲"AI 주도권 쥔 SK하이닉스, 단기 변동성 불가피"
딥시크 등장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시장은 엔비디아 진영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의 단기적 악재로 평가하고 있다.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AI 반도체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5세대 HBM3E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H100 등의 핵심 부품이다. 즉,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GPU 2000여 장으로 오픈AI의 아성을 위협하면서 엔비디아의 매출과 수익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SK하이닉스에도 번지고 있는 것이다.  31일 SK하이닉스는 장 중 10%가 넘게 빠졌다. 제품 경쟁력 우위를 점치며 세계 AI 시장 우위를 공고히한 엔비디아. 그러나, 딥시크가 비용을 덜 들이고 AI시대를 열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시장에 물음표를 던진 셈이다. 저비용으로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 보니 설비투자가 그동안 너무 과도한 게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야르데니 리서치는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딥시크로부터 더 저렴한 GPU로 AI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엔비디아엔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는 미국의 전반적인 테크기업, 특히 IT 하드웨어와 관련한 믿음이나 신뢰를 분명히 흔들어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와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의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물량은 대부분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I 메모리 분야에서 고전한 삼성전자에는 뜻밖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저렴한 HBM으로 AI 개발이 가능하면 싼값에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31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의 변화 가능성이 항상 있고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CI.[사진=삼성전자]
▲딥시크, AI 시장 진입장벽 낮춰…"HBM 수요 확대 지속"
중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가 확대되며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딥시크와 같은 저비용 AI 모델의 확산은 AI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선발 주자의 기술력을 후발주자가 따라잡고 공개하면서 AI 추론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고성능 DDR, 구형 HBM 등 가격 효율성 있는 첨단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공지능(AI) 개발에서 개방형 전략을 펴고 있는 IBM의 연구진들은 30일(현지시간) AI 모델이 앞으로 개별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소형화, 전문화하고 비용도 지속해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딥시크의 '가성비 투자' 주장에 따른 의문도 제기된다. 딥시크가  H800 등 저사양 GPU만을 이용했냐는 것이다.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 AI'의 알렉산더 왕은 "딥시크가 미국 제재 때문에 밝히진 않았지만, 엔비디아의 H100 AI 가속기(GPU) 5만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업계에선 딥시크의 R1은 기존 대형 모델 V3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회사는 V3 비용은 빼고 R1만으로 비용을 계산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주장을 그대로 용인할 수 는 없다고 평가한다./hyk@s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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