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 롯데에 1400억원대 손배소 제기
경제·산업
입력 2025-07-07 15:00:21
수정 2025-07-07 15:29:23
이혜연 기자
0개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4일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빈 대표이사에 대해 총 134억5325만777엔(약 1340억원)의 손해배상, 그리고 신동빈 대표를 포함한 이사 6인을 상대로 총 9억6530만엔(약 9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 4월 30일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감사역에게 ‘이사 책임추궁 청구서’를 발송한 데 따른 조치다. 법정 기한인 6월 30일까지 감사역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음에 따라 일본 회사법에 근거해 최대주주 자격으로 직접 소 제기에 나섰다. 신 회장 측은 “롯데그룹 내 반복적인 법 위반과 경영 실패에 대해 이사회가 실질적인 제재나 책임을 묻지 않음으로써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 배경을 밝혔다.
신동빈 이사는 2019년 10월 한국 대법원으로부터 ▲자회사에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죄 ▲전직 대통령 지인이 운영하는 재단에 70억 원을 출연하게 한 뇌물공여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한 롯데쇼핑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총 6차례에 걸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00억원 이상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신 회장 측은 “이는 모회사 이사회가 자회사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한 결과로, 모든 이사에게 경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 문제도 소송의 핵심 중 하나다. 신동빈 이사는 한국 4개사와 일본 18개사 총 22개 계열사의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고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답변을 했는데, 실제로는 한국 7개 계열사에서만 연간 216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측은 “신동빈 이사에게 실질적으로 지급된 보수는 연간 약 21억6530만엔(한화 약 216억원)에 달하며, 이는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결의한 보수 상한선인 12억엔(한화 약 120억원)을 약 9억6530만엔(한화 약 96억원) 초과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보수 결의에 참여한 이사 6명 전원에게 공동 책임을 묻고 있다.
신 회장 측은 이어 “이번 소송은 신동빈 이사의 유죄 확정 판결에 따른 자회사 손해뿐 아니라 해당 범죄 행위로 인해 롯데그룹의 신용이 훼손된 점도 중요한 손해 요소로 보고 있다”며 “향후 소송 과정에서 그룹 이미지 손상에 따른 간접적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을 주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청구한 보수 초과 금액은 현시점 기준으로 추정한 최소액이며, 추후 롯데홀딩스가 정한 보수 한도를 초과해 자회사를 통한 실체 없는 보수 지급 내역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롯데홀딩스의 경영 위기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공개된 2025년 3월기 결산 자료에 따르면 롯데홀딩스의 유이자 부채(단기·장기 차입금, 회사채, 리스 채무 합계)가 6조5859억엔(한화 약 65조859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지급이자만 2652억엔(약 2조6520억원)에 이르며,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인 391억엔(약 391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최종 손익은 롯데홀딩스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1626억엔(약 1조6260억원)의 최종 적자를 기록하며 3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됐다.
신 회장 측은 “이사회의 책임 회피와 구조적 경영 실패가 롯데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지금이야말로 책임 경영과 투명 경영을 통해 그룹을 정상 궤도로 복원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주와 임직원들이 신 회장을 불신하는 이유는 그의 준법경영 위반 사실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이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 롯데그룹 각 사 이사직에서 연이어 해임된 후, 일부 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 법원은 그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시 일본 법원은 신 회장이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준법의식도 결여되어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한 바 있다.
해당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사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무단으로 수집한 영상 활용을 근간으로 하는 ‘풀리카(POOLIKA)’ 사업을 강행했을 뿐만 아니라 임직원 이메일 내용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한국 롯데그룹 주식을 모두 매각해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챙긴 신 회장은 그룹 경영상황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엄중한 경제 상황 속 기업 경영에 도움 되지 않는 ‘발목잡기 행위’를 이제 멈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hy2ee@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지배력 남용’ 구글, 반독점 피고발…“韓 논의 서둘러야”
- “실적악화 여천 NCC 어쩌나”…고민 빠진 한화솔루션
- ‘정상화’ 갈길 먼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 발목 잡나
- 美 관세 폭탄에…LG전자 2분기 영업익 ‘반토막’
- ‘DL·현대·GS’ 반등, ‘대우’ 주춤…건설사 2분기 실적 희비
- 이랜드리테일의 헛발질? 비상경영?…“자회사 개편 원점”
-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 충북지역본부 개소식 참석
- 신세계百, 7월 대규모 모피 ‘프리오더’ 행사
- SES AI, 배터리 개발 플랫폼 '분자 우주' MU-0.5 출시
- 한국공항, 대한적십자사 ‘ESG 실천기업’ 캠페인 동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