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고령화시대, 노인을 위한 변화는 없다

오피니언 입력 2019-12-27 08:41:28 수정 2019-12-27 08:41:28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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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별도의 프로그램은 없어요. 투자하실 분들은 어떻게든 하니까요.”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는 요즘,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위한 대책이 있는지 묻자 증권사로부터 돌아온 답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투자를 하려는 어르신들은 근처 영업점에 찾아가 물어볼 것이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일부 고객센터는 전화를 걸면 ‘모바일이나 웹을 이용 시 서비스를 보다 빨리 이용할 수 있다’며 모바일 이용을 권하기도 한다. 실제로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은 수고로운 일이다. 긴 대기시간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매매가 체결되는 주식 시장에서는 모바일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손해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할 것”이라는 말이, “물어보면 안내한다”는 답변이 씁쓸함을 남긴 이유다. 


물론 찾아가서 사용법 안내를 부탁하면 직원들은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그런데 안내를 받은 어르신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는 한 번이라도 어른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설명해드린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다. 그냥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문제만 해도 어른들은 되묻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과연 실시간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주식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은 수월할까. 게다가 증권사들은 점점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는 추세다. 통합된 지점에서도 서비스는 이전처럼 제공한다고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늘어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주요 증권사 중 고령 투자자를 위한 직접적인 교육 서비스를 하는 곳은 4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발달한 기술이 프로그램 UI를 간편하게 만들었다는 것 정도일까. 물론 간편화된 UI 활용은 앱(App)을 활용할 줄 안다는 전제조건이 기반이 된 것이지만 말이다. 


기술의 발달로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편해지는 요즘이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얻는 정보가 많고, 실시간 증권 현황을 쉽게 확인한 뒤 손가락 터치 한두 번으로 거래도 한다. 그런데 마음은 불편하다. 키오스크 앞에 서서 이용방법을 몰라 뒤돌아 나간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60대 이상의 모바일 금융 이용 경험률이 5% 미만이라는 한국은행의 지난 보고서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어쩌면 나 역시 미래에는 소외되는 한 명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이어진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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