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누가 집값을 올리나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12·16부동산 대책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강도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대체 집값을 누가 올린 것이냐는 것. 일단 정부는 서울 아파트시장에 들어온 갭투자 수요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했다.
서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산 한 집주인은 “집 한 채 마련하려고 전세 끼고 집을 사놓고 전세를 놨다”면서 “지금 집을 안사면 영영 못살 것 같아서 산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자신과 같이 집 한 채 마련한 사람마저 투기꾼으로 몰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진짜 투기꾼은 과도하게 많은 집을 가진 다주택자 아니냐. 한 사람이 인기지역에 5채, 10채 사들이면서 집값을 올려놓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에 무주택으로 전세살이하고 있는 한 세입자는 “정부 대책이 나올 때 마다 집값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지만 결국 집값은 오르더라”며 “정부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오르니 결국 집값을 올린 건 정부다”라며 씁쓸해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도 “역사상 가장 많은 규제를 받은 지역은 강남이며 가장 많이 오른 곳도 강남이다”라고 설명했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갭투자자에 대해 “투기세력 아니다. 돈 많은 실수요자다”란 의견과 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집값 올려서 세금 받으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댓글엔 “갭투자 뿐만 아니라 분양가를 높이는 재건축·재개발 조합도 집값을 올리는 세력이다”면서 “고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올리는 만큼 이들을 더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집값을 올리는 게 갭투자자·다주택자 등의 가수요인지, 정부의 정책 실패인지 여전히 논란꺼리다.
분명한 건 수요가 꾸준한 서울 인기 지역에 투기수요가 많을수록 집값이 오른 다는 점. 여기에 공급대책은 없으면서 수요 규제만 내놓는 정책으론 여전히 집값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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