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갈팡질팡 ‘카드사 재난지원금’, 국민 혜택 우선해야
[서울경제TV=유민호기자] “삼성카드는 커피쿠폰 준다고? 진작 알려주지…”
지난 11일 오전 카드사에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지인이 건넨 말이다. 삼성카드는 이날 재난지원금 신청 고객에게 커피쿠폰과 편의점 상품권을 제공한단 문자까지 뿌렸다가 이벤트를 취소했다. 하지만 항의가 이어지자 안내를 받은 고객만 그대로 쿠폰을 주기로 했다.
BC카드도 재난지원금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용금액 100%(최대 100만원)를 캐시백하는 이벤트를 계획했다가 취소했다. 황급히 기자들에게 뿌린 보도자료를 거뒀다. 지난주 한 카드사 관계자도 “항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여러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14조원 규모 재난지원금을 두고 갈팡질팡한 이유는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령’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와 카드사 간 업무협약식에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하는 공적자금에 카드사가 이익 경쟁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유례없는 위기를 견뎌내기 위한 재난지원금. 취약계층 대상 복지 차원을 넘어 위축된 우리 경제를 살리려는 긴급 처방전이다. 이미 70%냐 100%냐를 두고 시간을 허비했다. 시기를 놓친 만큼 더 많은 국민이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커피쿠폰 제공 말고도 일정금액 이상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 캐시백을 해주는 행사는 고려할 만하다. 휴면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재난지원금의 가장 큰 목적인 소비진작에 도움을 줄 것이다. 경직되기보단 적극적인 움직임이 금융당국도 필요하다.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yo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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