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매각 소식에 직원들은 불안한데…홈플러스 “아직 안 팔렸는데 뭐”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매장 3개를 매각한다고 나서자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기존 매각 방식과 같이 재임대방식(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이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으로, 결국 수 천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될 거라는 지적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매장의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홈플러스가 “현재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것 일 뿐 아직 매각된 것도 아닌데 노조가 마치 매각된 것처럼 반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실상 살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매각이라고 단정 짓고, 발생하지도 않은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집을 판다고 하면 집을 내놓은 상태”라며 “앵글(시각)의 차이가 다르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위해 점포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방식과 시기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급격한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롯데의 120개 매장 매각 발표와 마찬가지로 홈플러스 역시 생존과 변혁을 위해 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경영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홈플러스의 해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매각할 계획이 없다면 당연히 매각주관사를 선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매각주관사를 선정했다는 것은 매각을 할 의지가 있다는 건데, 아직 매각이 안됐으니 매각된 것처럼 단정 짓지 말라는 게 무슨 말일까.
현재 노조는 폐점을 전제로 한 매각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이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폐점으로 직영직원과 협력직원, 입점업주 등 3개 매장의 약 1,000명 직원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거다.
홈플러스는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무기계약직 1만4,283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정규직 인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이번 매각은 결국 MBK파트너스가 마트 사업을 포기하려는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홈플러스가 스스로 말했듯 오프라인 유통업계 업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MBK파트너스가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대형마트 사업을 접고, 부지들을 팔아 차익을 남기려고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매각 대상인 점포들이 흑자매장이란 점이다. 대표적으로 안산점은 홈플러스 140개 전체 하이퍼 매장 중에서도 최상위 매출을 내는 곳 중 한 곳이자, 직영 직원 수도 218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이러한 알짜매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MBK파트너스가 마트 사업을 포기하고 자산 유동화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집을 내놨으나 아직 안 팔렸으니, 파려는 건 아니라는 홈플러스.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모 연예인의 말이 떠오른다./ 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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