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정유 업계 “탄소감축 인프라·제도 지원 강화”
대한상의-산업부 공동,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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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수빈 인턴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1일 상의 회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제2차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과 정유산업의 탈탄소 돌파구 모색을 위해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댔다. 이들 산업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 특성상 탄소중립 달성이 어려운 대표적인 업종이다.
◇"확실한 감축기술 없어 탄소중립 달성 난관"
석유화학산업과 정유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각 4,690만 톤과 1,590만 톤으로 산업 부문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수출주력산업인 두 산업은 주요국 탄소규제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은 현재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유기화학,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과 원유정제 분야로 확대 논의 중이다. 향후 도입 가능성이 높은 미국의 청정경쟁법(CCA) 역시 탄소조정세 부과대상으로 화학제품·화학비료, 석유정제품, 에탄올 등 12개 품목을 정조준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국내 석유화학·정유산업은 산유국이 아님에도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력수출산업으로서 국가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주요국의 탄소규제에 발맞추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석유화학·정유산업은 확실한 탄소감축 기술이 아직 없기 때문에, 여러 대안을 함께 모색하면서 성공적인 대안으로 좁혀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탄소감축 인프라 지원 강화, 국가 탄소감축목표 현실화' 등 요청
업계는 탄소감축을 위해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기술 상용화,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저탄소·고기능 소재 기술개발 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제시하며, 특히 탄소감축 투자의 경제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첫 발제에 나선 박인철 롯데케미칼 부문장은 석유화학산업은 태양광, 풍력,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사업들이 모두 석유화학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제품수요는 2060년까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부문장은 “수소, 재생에너지, CCUS 등 인프라를 구축해 연·원료 대체와 간접배출 감소 등을 지원하고 탄소차액계약제도 등 기업들이 탄소감축에 더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건의했다. 탄소차액계약제도란, 계약기간동안 정부가 기업에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하여 기업의 탄소감축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로서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현실적 목표가 돼야 하고 탄소감축기술 상용화를 위한 정책지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안국헌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2035 NDC는 기술개발 속도와 경제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경로로 설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정유업계가 지속가능항공유, CCUS, e-fuel 등 감축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경제성이 낮고 초기단계에 있어 널리 적용하기 어렵고 저탄소제품과 석유대체연료 생산에 필요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폐식용유 등 원료확보도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정책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5 NDC 달성 위해 대규모 투자 필수”
2035 NDC 달성을 위해 석유화학과 정유산업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산업부문 저탄소·탈탄소화는 산업간 연관관계 고려도 필수적인데 석유화학과 정유는 산업연계성이 높으므로 2035 NDC 실현을 위해 공정통합, 저탄소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두 산업은 제조업 발전에 핵심 기초소재를 제공하는 만큼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달성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저탄소·고기능 소재의 공급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035 NDC 수립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석유화학·정유 업계의 노력을 당부하며 다배출업종의 탄소감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무탄소 에너지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감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은 “직접배출 감축이 어려운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CCUS를 통한 감축, 공정 전기화 등을 주요 감축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CCUS법」 하위법령을 차질없이 마련해 R&D·규제개선·표준 등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업계투자를 뒷받침하고, 무탄소 에너지를 확대해 공정 전기화에 따른 탄소감축효과가 증대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b413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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