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내 보내 드려요"…이커머스, 불붙은 배송 경쟁

경제·산업 입력 2025-03-16 08:00:09 수정 2025-03-16 08:00:09 유여온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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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NFA꾸려 '1시간 이내 배송'까지 선봬  
G마켓,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스타배송' 홍보
신세계라이브쇼핑, 배송 전담 고객센터 오픈

'직진배송' 서비스. [사진=지그재그]

[서울경제TV=유여온 인턴기자] '새벽배송, '즉시배송', '지금배송' 등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 다이소, G마켓 등 대표 온라인 쇼핑몰들이 '더 빠르고 확실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저마다 특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배송 경쟁력이 곧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공식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쿠팡의 강점이었던 주7일 ‘로켓배송’이 보편화하는 모양새다. 이를 넘어 이제는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도 업계에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컬리는 '컬리나우'를 통해 일부 지역에 ‘1시간 배송’을 시험 중이고, 네이버는 올해 안에 해당 서비스를 전격 선보일 예정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배송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건 ‘빠르고 확실한 배송’이 플랫폼 발전과 매출 성장을 동시에 견인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그재그다. 지그재그는 ‘직진배송’으로 패션 플랫폼 중 가장 먼저 ‘당일 배송’의 문을 열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매년 거래액, 주문 건수 등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직진배송' 서비스 거래액은 2023년 대비 60% 증가한 바 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이미지 선점'을 꼽았다. 기존 패션 전용 플랫폼에서는 드물었던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점해 고객에게 편리성을 각인시키고 차별점을 확보한 것이 유의미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그재그는 이어 직진배송 전용 '시즌 기획전', '직진 아울렛' 등도 선보이며 자사 배송 서비스를 적극 알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패션 플랫폼에서 누구보다 발 빠르게 나선 지그재그의 배송 전략이 향후에도 유효한 성과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뿐만 아니다. ‘네이버’, ‘G마켓’ 등도 물류사들과 손잡고 본격적인 배송 혁신에 나섰다. 

'스타배송은 오네로 오G'. [사진=G마켓]

◇ G마켓,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스타배송' 홍보

CJ대한통운과 손잡은 G마켓은 ’달라진 배송 서비스‘ 알리기에 열심이다.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100% 도착을 보장하는 '스타배송' 프로모션을 열고 ‘로보락 청소기',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 숙박권'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첫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할인 혜택, ’스타배송‘ 단독 특가 상품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G마켓처럼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온라인 쇼핑몰과 택배 회사의 협업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더 빠르고 확실한' 배송 서비스 확충이 중요해진 이커머스 업계에서 양사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쇼핑몰은 고객 유입과 상품 판매를 늘리고, 물류사는 자사 서비스의 이점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또한 물류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대신 G마켓처럼 택배 회사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네이버배송. [사진=네이버]

◇ 네이버, NFA꾸려 '1시간 이내 배송'까지 선봬  
네이버는 무려 10여 개의 물류사들과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를 꾸렸다. CJ대한통운·한진통운 등 물류업체, 품고·파스토·아르고 등 물류 일괄 대행 스타트업과 함께 협업 체제를 고도화했다. 

서비스도 세분화했다.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 등이다. 이 중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오늘배송'을 주력으로 서비스한 뒤, 올해 안으로 새벽배송(저녁 시간대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도착), 지금배송(주문 1시간 내외 도착)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비스별로 각 물류사의 특징을 연결해 CJ대한통운을 통해선 주말 배송을, 물류 스타트업 하우저를 통해선 희망일 배송 등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같은 서비스 개편의 배경에 이용자들의 배송 만족도 향상이 구매율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 입점 스토어 중 '네이버 도착보장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의 경우 2년 동안 판매액이 167% 늘어난 바 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참여 업체의 다양성을 적극 활용한 네이버의 전략이 고객 니즈에 더 세밀하게 접근해, 결과적으로 판매자들의 비즈니스 도약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이버·G마켓과 달리 직접 물류 인프라 투자에 나선 곳도 있다. 바로 다이소다. ’익일 배송‘에 이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다이소는 향후 5000억원 규모의 양주허브센터와 4000억원 규모의 세종허브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배송 혁신'을 넘어 고객 ’응대 서비스‘를 혁신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처리센터'. [사진=신세계라이브쇼핑]

◇ 신세계라이브쇼핑, 배송 전담 고객센터 오픈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물류센터 현장에서 직접 고객 불편을 해결하는 '바로처리센터'를 오픈했다. '바로처리센터'는 상품에 문제가 있을 때 고객센터와 택배사를 거쳐서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했다. 출고 지연, 배송 지연, 분실/파손, 오배송 등 모든 배송 관련 문의를 전담 상담사들이 실시간 처리한다. 오로지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같은 신세계의 행보는 과포화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사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내세우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 배송 강자 '쿠팡'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다만 일각에서는 배송 서비스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배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1위 기업인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커머스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새벽배송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롯데온', '신세계그룹', 'GS리테일' 등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한차례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한 바 있다.
 
쿠팡이 배송 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년 동안 물류 센터 건설, 택배 분류 로봇 설비 투자, 배송 기사 채용 등에 6조2000억원 넘는 투자를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장기 투자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빠른 배송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물류비용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배송 경쟁의 승자는 비용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지속 가능한 물류 전략'을 구축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yeo-on03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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