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또 위기’ 쌍용차에게 필요한 건
[서울경제TV=정새미 기자]
쌍용자동차는 1993년 국내 최초 자동차판매 전문회사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며 워크아웃에 돌입한 후, 매각과 법정관리 등 크고 작은 내홍을 겪었다.
굴곡진 역사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을 만나며 마무리되는 듯 했다. 이후 티볼리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2016년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4분기 이후 12분기 연속적자였다. 3년간 누적 적자는 4,114억 원에 달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마힌드라는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거부하고 3년간 최대 400억원만 지원키로 결정했다.
마힌드라의 지원이 없으면 쌍용차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2,540억 원이다. 당장 7월에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9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그렇다고 마힌드라를 원망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끝없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마힌드라가 속한 인도는 전년 대비 12.7%의 하락세를 보였다. 더구나 마힌드라는 인도의 7.5%에 불과한 시장 점유율을 가진 업체다. 코로나와 같은 글로벌적 악재에서도 투자를 굳건히 이어나갈 기초 체력이 있다고 여기기엔 애초에 무리가 있었다.
이번에도 ‘혈세 퍼주기’ 논란이 불거졌지만 결국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수 만 명의 일자리 산업생태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쌍용차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공개서안을 통해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도 오늘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정부와 금융권에 자금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쌍용차가 꽤 쓸 만한 자구안을 마련하느냐다. 단기유동성 자금이나 빚을 갚기 위한 대책이 아닌 쌍용차를 장수기업으로 유지할 경쟁력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쌍용차는 가장 본질적 문제로 미래차 계획 부족이 꼽혀 왔다. 2016년 티볼리와 2017년 렉스턴 등 주목받은 신차들은 최대 6년차에 접어든 상태다. 10년 마다 한 번 맞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미래차를 계획하고 기업의 기초체력을 다질 실질적 대안이 필요한 때다. /j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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