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요즘 직접 투자하지, 누가 펀드합니까
[서울경제TV=서정덕기자] 약 15년 전, 주변에 너도 나도 펀드에 가입하는 이른바 펀드 열풍을 기억할 것이다. 요즘에는 주변에 펀드 투자를 재테크 수단으로 삼기보다 국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앞서 지난 2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21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전율도 코스피 시장은 195%, 코스닥 시장은 930%에 달하며 2000년초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객 예탁금 역시 46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2%나 늘어났다.
이에 반해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자산총액은 2010년말 98조7,212억원에서 지난달 62조259억원으로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펀드는 줄어들고, 직접투자액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펀드 투자자는 줄어들고, 직접 투자자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투자자들이 똑똑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최근 라임과 디스커버리, 옵티머스까지 연이은 사고에 사모펀드 시장의 신뢰 추락이 원인일까.
국내 공모펀드를 투자하는 사람과 사모펀드를 투자하는 사람들은 투자 성향과 그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일단, 투자 액수부터가 다르다. 사모펀드는 최소 가입금액 1억원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주식형 공모펀드는 시중에 판매되는 펀드를 매입할 당시 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소액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거치식과 적립식 등 형태도 다양하며 주식형과 채권형 등 위험추구 형태에 따라서도 세분화 된다. 즉, 투자인 동시에 일종의 적금 형태로 소액으로 접근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외 주식 직접투자 대비 실적이 저조한데다가 여기에 2년 뒤부터는 주식형 펀드 수익 전액에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기로 하며 펀드 투자의 매력 자체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목표 수익률도 높지 않은데, 공제 하나 없는 이점 없는 상품이라는 인식에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확정했다. 핵심은 오는 2023년부터 소액주주도 2,000만 원을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주식 직접투자만 공제를 해주고 펀드는 공제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펀드의 대다수는 상장주식과 상장채권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기본공제 혜택에 상장주식만 올릴게 아니라 상장채권이나 공모펀드에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최근 직구 열풍이 불고 있는 해외·비상장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공제 한도가 250만 원인 것과 비교해도 불리한 조건이다. 게다가 세금은 주식 직접투자보다 한 해 빠른 2022년부터 내야 한다.
한 마디로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고, 국내 투자자들은 개별종목 직접투자나 해외 펀드로 눈을 돌리게 돼 국내 펀드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 정책의 방향성은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펀드를 통한 우량주 중심의 장기 투자를 장려해 온 기존의 기조와도 상당히 배치되는 것으로 펀드에 투자할 이유가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러니 요즘 직접 투자하지 누가 펀드 투자하겠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smileduck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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