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진퇴양난 ‘전세난’…총체적 대책 나와야

오피니언 입력 2020-11-10 17:56:47 수정 2020-11-10 17:56:47 지혜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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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지혜진기자]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다. 매맷값이 지나치게 상승한 탓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유동성이 원인이라는 주장, 임대차3법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시행됐지만, 갭투자로 임차인과 임대인이 얽히고설킨 한국 부동산 시장에선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전셋값 상승이 심상치 않은 현 상황은 문제다. 전셋값 상승이 매맷값에 불을 붙일 기미까지 보인다. 이달 첫째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력한 6·17, 7·10대책으로 한동안 안정세를 찾아가던 매매시장까지 상승으로 전환한 것이다.


정부가 내놓을 전세대책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을 통한 매입임대, 전세임대 확대가 꼽힌다. 도심에 있는 기존주택을 활용하기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매입임대만으로는 충분한 공급물량을 확보할 수 없을 거라는 지적이다. 또 매입임대 주택은 노후주택이 많아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확보한 매입임대주택 1만536가구 중 8,131가구, 즉 80% 가까이가 비어 있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수도권 128만호’라는 공급계획이 있지만 실제 준공까지는 시차가 있다.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이르면 이번 주 전세대책을 내놓기로 했던 정부도 11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녹실회의로 대체했다. 


전세난에 뾰족한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인 만큼 전세대책이 단순히 전셋값에만 매몰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달 들어 수도권에서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보면 김포, 파주, 고양 덕양 등 비규제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지역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이 갭투자에 뛰어들면서 집값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셋값이 상승하자 수천만원만 가지고 집을 사들이는 것이다.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은 서로 연결돼 있다. 전세 공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작정 물량만 확보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근시안적인 대책보다 무주택 갭투자 제재, 신규 전세계약 5% 상한 등 좀 더 큰 틀에서 현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hey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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