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제주 등 지역 업무협약 체결…상생 경영 구축
‘부여 알밤’·‘진도 대파’·‘고흥 유자’ 등 시즌 제품 인기
지역 상생 넘은 ESG 실천…이미지·신뢰도 개선 제고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로코노미’(Loconomy)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로코노미는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에서 생산된 원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식품업계에서는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풀무원] ◇식품업계, 전북·제주 등 지역 업무협약 체결…'상생 경영' 속도
풀무원(대표 이우봉)은 지난 14일 새만금개발청 등 11곳과 ‘새만금 글로벌 김 육상 양식 사업 성공을 위한 민·관·학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에 육상 김 양식 사업 부지를 추가 조성하고, 해당 산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풀무원은 2028년부터 2035년까지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 인근에 추가 부지를 마련하고 지역 어업인들에게 육상 김 양식 기술을 전수해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리빙랩’ 구축에 나선다. 이를 통해 미래 김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수산업 모델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제주 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와 협력해 ‘제주맛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3월 말까지 약 70개 점포에서 운영되며, 제주에서 재배된 월동채소 양배추, 무, 당근 등을 급식 메뉴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CJ프레시웨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외식·급식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에게도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오뚜기는 국내 농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농가와 협력 하에 '한국농업 상생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지난 2022년 오뚜기가 국내 농가의 생산성 제고 및 상생 발전을 위해 기획해 국산 농산물 사용 확대, 계약재배, 국산 종자 사용 등을 핵심 과제로 선정해 농가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2021년부터 제주 고유의 특색을 담은 ‘제주담음’ 브랜드를 론칭해 ‘제주 흑돼지 카레’, ‘제주 한라봉 마말레이드’, ‘제주 메밀 비빔면’ 등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왔다.
[사진=메가MGC커피] ◇‘부여 알밤’·‘진도 대파’·‘고흥 유자’ 등 시즌 한정 제품 눈길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정 제품으로 인기를 끄는 식품기업도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가을 충남 부여군과 협업해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출시했는데, 예상보다 빠른 한 달 만에 완판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일부 품목은 조기 품절되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메가MGC커피도 같은 시기 충남 공주시와 손잡고 ‘밤밤 찰떡 프라페’와 ‘밤밤 크리미 슈페너’를 출시했다. 공주 특산물인 공주알밤을 활용한 이 제품들은 가을 시즌과 잘 맞아떨어지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대표적인 로코노미 실천 기업이다. 매년 여름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버거와 디저트를 출시하고 있다. 단순한 한정판 메뉴를 넘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밖에도 '창녕 갈릭 버거', '보성녹돈 버거' 등 다양한 메뉴를 출시해왔다. 스타벅스 역시 전남 고흥 유자를 활용한 ‘유자 자두 에이드’를 출시하는 등 2022년부터 국내산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더벤티도 로코노미 트렌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연천 율무’ 음료를 출시한 바 있다.
식품·외식업계가 로코노미 제품을 확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지역 상생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면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 개선과 브랜드 신뢰도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품업계의 로코노미 확산은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사례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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