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사기죄 고발' 수세 몰리자…말 바꾸는 MBK

금융·증권 입력 2025-03-12 17:30:44 수정 2025-03-12 18:11:30 김보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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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신용등급 강등 미리 알았다
홈플러스 채권 6000억 폭탄 현실화…돈 묶인 투자자 어쩌나
출항부터 홈플 암초만난 금정호號 신영證…법적 대응까지 검토
"신영證에 신용등급 A3→A3- 강등알리고 시장 수요 조사했다"
신영證"MBK, 말도 안되는 거짓말"
안 갚아도 될 것 예상하고 마지막까지 빚 늘렸나

▲ [이슈플러스] '사기죄 소송 불사' 수세 몰리자…말 바꾸는 MBK

[앵커]
연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의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수세에 몰리자 급기야는 그동안의 입장문을 전면 뒤집었습니다. 거짓말을 덮기 위한 거짓말로 그동안의 행보와 발언에 더욱 의심을 더하고 있는 모양샙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증권부 김보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말을 바꿨다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홈플러스가 지난 9일 낸 신용평가 관련 입장문을 보시겠습니다. 

굵은 글씨로 적힌 부제입니다. 

"예상치 못한 신용등급 하락으로, 단기자금 확보에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협력사 등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긴급하게 회생절차 신청한 것"이다.

관련 내용은 2번째, 5번째, 6번째 문단에도 적시되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점을 무려 5번이나 강조했습니다. 

이날 낸 다른 입장문에선 불거진 기업어음(CP) 사기 의혹을 해명했습니다. 

자산유동화 전기단기사채(ABSTB)나 CP를 리테일 투자자에게 판매한 주체는 증권사들로, 홈플러스는 해당 상품 판매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MBK와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기자]
네, 소매판매 금융채권(금융회사 대출금, 리스 부채 제외)으로 약 6000억원을 조달한 홈플러스가 기습적인 기업회생에 들어가자 채권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지난달에만 신영증권을 통해 전단채 약 1320억원과 130억원어치 CP를 찍어내 부분인데, 대부분 하나증권과 여러 자산운용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습니다. 마지막까지 빚을 늘린거죠. 

고객들이 큰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하자 신영증권 등은 MBK와 법적 다툼까지 열어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신용등급 강등 사흘 전까지 전단채(ABSTB)를 발행한 것이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CP를 판매한 증권사들이 소송까지 예고하자 MBK측이 말을 바꾼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가의 법적 검토란 수세에 몰리자 홈플러스 대주주 MBK측이 이내 말을 바꿨습니다.

단기채와 CP 판매와 무관하다는 홈플러스 한 관계자는 "지난달 신영증권 기업금융(IB) 단기채발행 실무자를 만나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럼에도 시장에서 단기물을 사줄 수요가 어떻게 될지 신영증권에 문의했고 신영증권측으로부터 해당 등급은 인수자가 거의 없어서 발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대상 기업에 결과를 먼저 통보한 이후 신용등급 하향을 공시합니다. 

[앵커]
시장보다 먼저 알았다는 건 인정한거네요. 

[기자] 
그쵸, 피해를 눈덩이처럼 불려놓은 것인데, 여기서부터는 양측의 진술이 달라집니다.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단 입장입니다. 신영증권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입장문을 보면 '처음엔 몰랐다고, 무관하다'더니 갑자기 '우리에게 말했다'고 말을 바꾸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단 것을 알 수 있다"며 "이 싸움에 증권사 멱살을 잡고 같이 들어가려고 하는데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앵커]
예상치 못한 신용등급 하락으로 긴급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입장도 거짓말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듭니다. 

[기자]
네, 시장보단 먼저 알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언제 인지했는지가 이후 조사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습적인 회생절차의 이유를 신용등급 하락으로 든 만큼, 이를 알았다면 미리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습니다. 일단, 통상적으로 3일 연휴안에 회생 신청 절차 준비를 마무리하기 어렵습니다.

회생절차라는 건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고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가 전액 변제되는 것인데요. 절차 준비 중에 CP 등을 찍었다면, 안갚아도 될 것을 알고, 빚을 마지막까지 늘린 겁니다. 사기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김보연 기자와 홈플러스 사태와 MBK측에 제기되는 의문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boyeon@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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