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재정적자에 채무 700조원 시대…재정 건전성 확보해야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가채무는 7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의 총지출이 총수입을 넘어선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2009년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통합재정수지는 7조9,000억원 손실로 집계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10조1,000억원 적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1조원 흑자를 예상했지만 10년 만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45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났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기금을 제외한 수치로,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 있고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미국경제가 호황인 점을 감안해볼 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수준의 재정적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한번 고삐 풀린 지출은 줄이기 어려운 법이다. 다음 세대를 향한 ‘폭탄 돌리기’가 아닌지 되새겨보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최근 재정위기를 겪은 대표적인 국가로 유럽의 그리스가 생각난다. 선진국으로 불렸던 그리스는 국가 주도의 재정 지출로 부채를 늘리면서 내수 성장에 집중해, 재정적자가 수십년 간 지속됐다. 결국 2010년 그리스는 국가부도라는 위기가 닥쳤고,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결국 그리스는 연금제도 통합, 급여 삭감, 수급연령 인상 등의 강도 높은 연금개혁을 통해 지난해 구제 금융으로부터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수출 기업들의 성과에 힘입어 세계 9위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무리한 재정지출과 채무로 재정적자가 지속된다면, 국가 경쟁력은 내부로부터 점차 약화 될 수 밖에 없고, 위기 시 그리스처럼 한순간에 무너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부는 뜻하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통일 한국을 대비해서라도 재정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 예산안 운용을 통해 나라재정 곳간을 쌓아놔야 한다.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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