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세븐일레븐의 미국 시장 진출
편의점 최대기업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아이홀딩스(이하
세븐)가 미국 편의점 체인을 거액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매입
금액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긴 하나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일본시장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븐은
미국 편의점 랭킹 3위의 스피드웨이(speedway)를 2조2000억엔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미 세븐은 미국 내 약 9000개의
점포를 갖고 있고 스피드웨이의 3900개 점포를 매입해 총
13,000여개 점포를 확보하게 되면서 미국 내 10% 정도의 편의점 점유율을 갖게 됐다. 미국 편의점 업계는 업계 재편이 그다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매입을 통한 사업확대에 대한 메리트가 크다.
세븐은 1조4000억엔의 예금을 보유하는 등 탄탄한 재무조건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조2000억엔의 매입금은 너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이번 매입을 통해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면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세븐이
미국 편의점 시장 진출에 나서게 된 이유는, 일본 국내 시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편의점은 현재 일본 최대의 소매점이지만, 국내시장은 완전히 포화상태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인구증가가 계속되는 선진국 중 하나이며,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세븐은 2018년 약 1000점포를 보유한 미국 편의점 체인 스노코를 약 3400억엔에
매입한 바 있는데, 이와 비교해 볼 때 이번 스피드웨이 매입금액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높다. 또한 시장관계자들은 금액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편의점 시장의 차이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편의점은 상품구성이 일본과 크게 다르고, 주유소 병설점포가
많아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영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븐 경영진이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하고 매입결정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스피드웨이 매입은 높은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며, 상응하는 리스크가 있는 만큼, 기대감도
크다. 세븐은 편의점 3대 기업 중 유일하게 상사와의 명확한
자본관계를 갖지 않아 경영 자율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경쟁사인 패밀리마트나 로손의 경우 상사의
국내사업부문과 연계되어 있어 전면적인 해외진출이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세븐이
이번 매입을 성공시키게 된다면 패밀리마트와 로손의 추격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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