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아베 이후의 아베노믹스
역대 최장 재임일수를 기록한 아베신조 전 총리의 사임에 의해 후계자로 총리 자리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오랜 기간 아베 내각의 관방장관으로 재임한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주장해 왔다. 아베노믹스는
디플레이션에 허덕이던 일본경제에 일정 부분 공헌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특히 아베 정권 7년 사이에 500만명 정도의 고용 증가를 이룬 부분은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아베노믹스의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세력들은 고용창출효과를 경시하고 평균임금이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이는 일본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를
갖는 노동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오해이며, 이러한 노동구조는 임금상승효과가 모든 고용자에게
적용될 수 없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베노믹스 이전에는 영미권 국가들의
과감한 금융완화에 의해 엔고가 진행되면서 일본의 수출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는데, 아베
전 총리는 2013년부터 양적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엔저 효과로 인해 2015년까지 일본은 수출산업 부흥을 이뤘다. 2016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에는 통화공급량의 증가가 엔저 현상으로 직결되지 못하였으나, 인력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설비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경기는 유지되었다.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중시하는 스가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금융완화를 적극적으로 계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 화살인 유연한
재정정책에 있어, 아베 전 총리는 소비세 인상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으며, 일관적으로 기초적 재정수지의 균형을 꾀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격감하면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대담한
재정지출이 필수불가결하게 되면서 스가 총리는 건전재정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스가 내각의 출범으로 주목 받는 것이 구조 개혁 분야이다. 구조
개혁은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데, 전혀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도 평가 받는다. 구조 개혁으로 비효율을 시장에서 걷어내면서 경제적 활력을 도모하자는 것이 원래 취지였으나 표를 의식한 나머지
아베 전 총리는 임기 내내 구조개혁에 소극적이었다. 스가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을 경제분야의
구조 개혁이 아닌, 행정개편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디지털성의
창설과 후생노동성 재분할과 같은 성청재편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2001년 중앙성청재편에 의해 후생성과 노동성을 통합하여 생긴 기관이나 노동행정과 후생행정은 본래 별도의 업무이며, 통합에 의해 직접적으로 얻어지는 이점은 거의 없었다. 또한 양 기관의
통합으로 예산규모는 부풀어 오르고 한 사람의 대신(장관)이
관리해야 할 업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2019년 후생노동성의 통계부정이나, 코로나 19 대책에서 우왕좌왕했던 사태들은 조직이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행정의 비효율성에 주목한 스가 총리는 성청재편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노믹스는 아베노믹스를 답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재정지출의 필요성
증가와 행정개편 논의로 인해 아베노믹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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