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정치워치] 도쿄 올림픽은 일본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도쿄 올림픽 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측들이 난무하면서 막연하게 이를
믿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사실 예전 올림픽 개최국에서는 올림픽 개최를 전후하여 경기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 열린 모든 올림픽이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를 살펴보면, 경제규모가 비교적 작은 국가나 신흥국에서 개최된 올림픽의 경우, 개최
전후로 경기가 상승했다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고 부동산 가격도 연동하였음을 알 수 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은 일본이 전후 부흥이 한창이던 신흥국이었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 부동산 가격은 경기와 함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경제규모가 큰 국가나 선진국에서 개최된 올림픽은 개최를 전후하여 경기변동도,
부동산 가격도 거의 변화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선진국에서 개최된 올림픽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경우, 폐막 후 영국
정부가 '런던올림픽이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의 경우, 선수촌이
만들어졌는데 폐막 후에 민간주택으로 이용될 것임으로 주변 지역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그 외의 지역에 대한 영향을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올림픽 이후의 지가폭락설은
어떠한 근거에 의해 제기되었을까. 그 근거 중 하나는, 2020년
이후 건축자재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비용 하락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일본의 건축시장은 2023년까지 건축계획이 대부분 잡혀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통상 3개월 정도 걸리던 건물 완공에 4~6개월의 시간을 요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전적으로 건축현장이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건축 종사자는 건축붐이 일던 때 약 600만 명에 달했으나 2008년 9월 리먼 쇼크 이후 대거 은퇴를 선택하게 되었고,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복구작업에 따른 건설수요의 증가,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기부양에도 회복되지 않은 채, 현재는 400만 명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건축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60대로 꽤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마저 은퇴라는 선택을 할 경우 일손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건축수요는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건축비용도 하락할 수 없게
된다. 건설작업의 자동화가 진행된다면 변화의 가능성이 있겠지만 이는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일본 부동산이 90년대의 버블 붕괴와 같이 돌연 어느 날 폭락해
버리는 사태는 상상하기 어렵고 올림픽의 영향을 운운하는 행위도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다만
앞으로 일본의 인구가 감소할 것을 감안한다면 전국 평균 부동산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해 갈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현상에 있어서도 그 내역을 살펴보면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부동산, 완만하게 하락하는 부동산, 가치
없는 부동산으로 부동산 시장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환 박사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정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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