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진입…보험사 건전성 '비상'

[서울경제TV=김도하 기자] 금리인하가 본격화하면서 내년 보험업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인 킥스(K-ICS) 비율도 떨어지는데, 금융당국의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업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3년여만에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정부가 통화 긴축 기조를 완화로 전환하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한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전날 열린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를 통해 통화정책 전환과 규제 환경 변화 등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처음 경험하는 금리인하인 만큼 민감도가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하락이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의 킥스 비율에 더욱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이 사망 시점까지 보장하기 때문에 운용 기간이 더 길다.

보험사는 계약이 장기로 이뤄지는 상품 특성상 자산과 부채 모두 장기적으로 운용된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 가치와 부채 모두 늘어나지만, 만기가 긴 부채는 자산보다 금리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부채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정부의 할인율 현실화 제도는 보험사의 건전성에 겹악재로 작용한다.

정부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부채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 부채가 적게 잡히면서 실적이 부풀려졌다고 보고, 4년에 걸쳐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시장 금리 하락에 할인율 현실화 제도까지 시행되면 할인율 자체가 더 떨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황 실장은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에 대비해 파생 상품과 같은 자산 관련 포트폴리오 변경과 금리 위험 관리 강화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듀레이션 갭이 큰 회사들은 그걸 줄이려고 노력을 해야 되는 거고 장기적으로 보면 부채에 관련된 걸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tsdoha.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