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찾아 삼만 리”…항공권 알선 사이트 주의해야
경제·산업
입력 2025-03-15 08:00:04
수정 2025-03-15 08:00:04
고원희 기자
0개
취소·환불 관련 불편 겪는 소비자들…“다시 생각해도 너무 분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상담 중 1위는 ‘항공여객운송서비스’
많은 민원에 진에어·에어부산 등서 별도로 관련 공지사항 올려
복잡한 OTA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피해 예방법은?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하마터면 여행 못 갈 뻔 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죠.”
소비자 A 씨는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대표적인 해외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 아고다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여행에 가지 못할 뻔했다고 말했다. 원래 아고다를 통해 영문 이름으로 항공권을 예매했다면 국내선이라도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A 씨는 이를 탑승 2시간 전 우연히 알게 돼 이름을 한글명으로 변경해 겨우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고 전했다.
◇ “돈으로 환불 못 받아”…소비자원서 소비자상담 ‘항공여객운송서비스’가 1위
또 다른 소비자 B 씨는 OTA에서 구입한 항공권 환불과 관련해 겪었던 불편을 토로했다. B 씨는 2년 전쯤 베트남 여행에 가기 위해 아고다로 항공권을 예약했다가 일정 문제로 취소를 하게 됐었다. 그는 취소를 하기 위해 아고다 고객센터(콜센터)에 연락을 해봤지만 체계가 잘 안 잡혀 있어 연락부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취소 후 현금으로 환불은 안 되며, 구매했던 항공사 바우처 형태로만 환불이 가능하다 것. 심지어 유효기간 1년이 있어 결국 기간 내 사용하지 못하고 30만 원가량을 날렸다고 말했다. B 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고 화가 난다”며, “다시는 OTA로 항공권을 예매하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항공여객운송서비스’가 1213건으로 소비자상담 다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항공여객운송서비스는 글로벌 OTA에서 항공권을 취소했을 때 환급이 지연되거나 과도한 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소비자상담이 많았다.
◇ 진에어·에어부산 등 항공사서 해외 OTA 주의 공지
이러한 피해와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이 항공사에게 많은 문의를 넣자 진에어, 에어부산 등 항공사들이 별도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진에어는 “해외 OTA 판매 방식으로 인한 항공권의 환불 및 변경은 구매처에서만 가능하다”며, “(진에어의) 고객센터 및 공항카운터에서는 임의로 처리가 불가하다”고 공지했다. 진에어는 제휴되지 않은 판매 채널을 통해 구매한 항공권은 문제가 생겼을 때 별도 조치가 불가하다고도 밝혔다.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외 OTA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할 때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에어부산은 자사로 접수되는 해외 OTA 관련 민원의 80% 이상이 과다한 환불 수수료 등 항공권 환불 관련 문제라고 전했다.
◇ 하위 업체에 정보 넘기는 등 복잡한 OTA 구조…“고객 정보 불일치”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지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OTA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OTA는 하위 업체로부터 항공사들의 항공편, 운임 정보를 제공받아 항공권을 중개 판매한다. 이후 구매한 고객이 입력한 개인 정보와 예약 사항을 다시 하위 업체에 넘긴다. 이를 받은 하위 업체는 항공사 웹사이트에서 항공권을 대리 구매하고 OTA에 이 정보를 다시 넘긴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환불 어려움부터 실제 항공사가 확인할 때 고객의 정보가 맞지 않는 문제까지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신뢰할 수 있는 OTA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한국지사가 없는 해외 OTA에서 항공권을 구매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지사가 있는 OTA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귀찮더라도 구매 전 이용 약관과 취소 및 환불 규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소비자들의 이용 후기를 읽어보고 과연 믿을만한 구매처인지 판단해서 OTA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기를 통해 취소가 원활하게 되는 편인지, 환불에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점은 없었는지 미리 따져본 후 이용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ighlight@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N번 뒤집힌 ‘컵 보증금제’…일관성 없는 친환경 정책
- ‘취향의 시대'…일본 애니가 장악한 2025 극장가
- 50만원 vs 5000원…크리스마스 케이크 '양극화 경쟁' 가속
- 카디비도 반한 '맵단'...스와이시 열풍에 올라탄 K-푸드
- 첫 로봇주차 상용화에도…규제는 여전히 ‘수동 모드'
- 마뗑킴, 코닥어패럴...K패션 몰려드는 광장시장, 기대와 불안 '교차'
- "스타벅스가 술까지 파네"…제자리걸음 하는 스타벅스, 돌파구 찾을까
- “스타벅스 말고 올리브영”…상권의 ‘앵커’가 바뀌고 있다
- "교통 수단인가 유람선인가"…버스라 불리기엔 너무 먼 '한강버스'
- '모두의 스포츠'된 러닝 시장 1조원...유통.스포츠브랜드 경쟁 격화
주요뉴스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기장군, 철마면 '고촌약국' 치매안심가맹점 지정
- 2오스템임플란트, ‘2025년 장학증서 수여식’ 진행
- 3빈대인 現 BNK금융 회장 사실상 연임 성공…임추위 "경영 연속성 방점"
- 4유한양행, 환아 위한 아동위생교육 팝업북 나눔상자 제작
- 5하이트진로, 새 대표에 장인섭…14년만 수장 교체
- 6LG엔솔, 벤츠와 2兆 ‘빅딜’…“중저가 시장 노린다”
- 7유경하 이화의료원장, 테디스 어워즈 2025 ‘희망과 감동상’ 수상
- 8배민 김범석 “파트너형 서비스 고도화…AI 도입”
- 9원화 약세 주범 몰린 서학개미…환율·수수료 ‘이중고’
- 10NHN, ‘게임 명가 재건’ 난항…본업 경쟁력 흔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