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아직"...하이브리드 열풍 속 어떤 차가 좋을까?

경제·산업 입력 2025-03-15 08:00:05 수정 2025-03-15 08:00:05 진민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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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이브리드차 총 판매대수 202만4481대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1위는 '기아 쏘렌토 HEV '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전기차 징검다리 역할해
겨울철엔 하이브리드·전기차 연비 크게 차이 없어
하이브리드 인기 발 맞춰 업계서도 잇따른 신제품 출시
전문가 “하이브리드 인기 앞으로 5년정도 이어질 것”

[사진=게티이미지]

“내연기관에 비해 연비도 좋고, 시동과 저속일 땐 전기로 운행해 조용하고 차가 떨리지 않아서 좋더라구요. 전기차는 아직 쫌 구매하기엔 시기상조같아서…” (하이브리드 운전자 A씨·60세)

“전기차랑 하이브리드 둘 중에 고민중인데 주위에서 하이브리드 추천하더라구요” (사회초년생 A씨·29세)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경쟁 속에 하이브리드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5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하이브리드차 총 판매 대수는 202만4481대로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만대 선을 넘었다. 특히 지난해는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인해 연간 역대 최다인 48만2349대의 하이브리드차가 등록되며 200만대 돌파를 이끌었다. 이는 지난 2008년 하이브리드차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후 16년 만이다. 

2019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10만4000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그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이후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은 연평균 44%(CAGR)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는 전체 SUV 판매 중 34%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 하이브리드, 인기 많아진 이유는?

하이브리드카의 인기 요인으로는 연비 효율성과 주행 성능의 향상이 꼽힌다. 최근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고속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연비 효율성이 매우 높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올 2분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대형 SUV임에도 1회 주유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기차 시장의 '캐즘' 현상도 하이브리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급속 충전 요금 등이 소비자들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전기차는 충전 면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는 이에 반해 부담이 적고 연료 효율성도 계속 오르고 있어 일반 내연기관 대비 찾는 수요가 3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년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 등 잇따른 전기차 화재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차 판매는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작년 하이브리드차가 전년 대비 32%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전기차는 2년 연속 판매량이 줄어들며 총 14만7000대가 판매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또 겨울철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연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점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혔다.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성능 저하의 영향을 전기차보다 덜 받는다. 내연기관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난방을 하기 때문에, 전기차처럼 난방에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혹한기의 경우 전기차의 연비 하락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연비 면에서 하이브리드가 더 유리해지는 경우도 있다. 

◇ 국내 하이브리드 스테디셀러는 이 ‘車’

국내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하이브리드 차는 뭘까. 모터그래프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하이브리드 기준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차는 ‘기아 쏘렌토’가 차지했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작년 기준 총 6만1450대가 판매돼 국내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사진=기아]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디자인 완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아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를 이어받은 주간주행등은 가로와 세로, 넓은 면적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개선된 공기청정 시스템,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캠 및 디지털키 2, 크렐 사운드시스템 등 넉넉한 편의품목이 소비자들의 만족을 느끼게 했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내장.[사진=기아]

고급스러운 감각을 연출해 프리미엄 고객들도 사로잡았다. 짙은 네이비와 밝은 화이트 톤 컬러로 차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고, 각 필러와 천장에는 부드러운 스웨이드 느낌 재질로 감쌌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은 3885만 원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280만 원 더 비싸다. 

그러나 연비 측면에서는 가솔린 모델 차량이 따라올 수 없다. 차량복합 연비는 리터당 15.7km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운전자가 1년에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날 휘발유 서울 평균가격 1723.5원을 기준으로 한 달 연료비는 18만2962원이 들어간다. 

연비가 리터당 10.1km인 가솔린 모델(28만4405원)과 비교해 한 달에 연료비 10만1443원을 아낄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고 약 28개월을 운행하면 가솔린 모델과 찻값 차이만큼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실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타고 있는 C씨(남·50세)는 “구매 초반에는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가 지금은 너무 만족한다”며 “정숙성도 전기차급으로 좋은데 하이브리드 특유의 엔진 이질감도 많이 줄어 주변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고민인 분들께 추천할 만하다”고 밝혔다.

◇ 2025, 눈길 끄는 하이브리드 차는? 

완성차 업계 역시 열풍에 대응하고자 HEV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먼저 올해 눈길을 끄는 하이브리드 신차는 2분기 출시 예정인 대형 SUV ‘디올 뉴팰리세이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SUV 싼타페와 투싼, 코나 등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빠른 전동화 전환에 더해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생산·판매체제를 유연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비한 HEV 모델의 확대가 역대급 친환경차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KGM 토레스 HEV.[사진=KGM]

KGM도 지난 11일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대세에 올라탔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KGM이 선보이는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정통 SUV 스타일의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듀얼 테크 시스템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우수한 연비 효율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주행 성능을 확보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통 완성차 업체들은 최소 5년 정도는 활용할 계획으로 차량 출시를 진행하는데 “전기차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대거 선보이는 건 성공 가능성을 포착하고 내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 하이브리드, 어떤 혜택 받을 수 있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면 어떤 혜택이 있을까. 먼저 차량 구매 시 취득세가 감면된다. 취득세액이 40만원 이하인 경우에 면제되며, 4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엔 취득세액에서 40만원을 공제 받을 수 있다. 개별 소비세액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100만 원을 공제받으며,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총 143만원이 감면된다.

또 하이브리드 차량은 저공해 차량으로 분류돼 공영 주차장 이용 시 주차비를 50% 할인받을 수 있다. KTX, 공항, 지하철 등의 공영 주차장에서도 적용된다.

이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은 ‘차량 2부제’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남산1호, 3호 터널의 혼잡 통행료도 면제된다.

◇ 하이브리드, 앞으로 전망은?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과 미국 자동차 정책의 변화 등으로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300만대 돌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정숙성과 연료 효율성을 지닌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홍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내연기관차의 종식과 더불어 전기차의 캐즘과 가격의 허들 등으로 교체 호흡이 늦어져서 제2의 대안으로 꼽힌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는 앞으로 최소 5년 정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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