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리 사둘걸!”…1000원 넘긴 엔화, 1100원 넘길까

금융·증권 입력 2025-05-01 08:00:07 수정 2025-05-01 08:00:07 김수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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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4월 들어 1000원 돌파
강세 전환 배경은 ‘日 금리 인상+美 금리 인하 기조’
미국 금리 인하따라 엔화 변동 가능성
전문가 "엔화 강세 이어지지만 극단적 수준 아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엔화 가치가 올해 4월 들어 다시 100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동시에 맞물리며, 엔화가 안전 자산으로서 주목받는 모습이다. 작년 초만 해도 불과 800원대에 머물던 엔화가 이젠 1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자,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지 대중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엔화, 4월 1000원 돌파…'엔화 노출' ETF도 수익

29일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환율은 1006.36원(오후 5시 기준), 달러엔 환율은 142.01달러 수준이다. 

원엔 환율의 경우 올해 4월 들어 900원 후반대에서 1000원 초반대를 횡보하고 있고, 오름세를 이어나가는 추세다. 달러엔 환율은 3월말 15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4월들어 점점 하락하더니 25일 14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엔화 강세가 이어지자, 국내외 '엔화'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베스코 커런시 셰어스 일본 엔 트러스트(FXY)’의 순자산 규모는 7억2600만 달러 (한화 약 1조원)을 기록했다. FXY는 현금만 100% 보유해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 기대 상품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엔화를 노출(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 기대)하는 상품은 올해 들어 모두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4월 29일 기준 국내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의 3개월 간의 수익률은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6.88%)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6.64%) △PLUS 일본엔화초단기국채(6.85%)이다. 

▲ 강세 전환 배경은 ‘日 금리 인상+美 금리 인하 기조’

엔화가 최근 강세 흐름으로 전환된 배경에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미국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금리 정책 변동성이 맞물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작년 3월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인상하며,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를 종료했다. 지난 1월에는 기준금리를 0.5%까지 끌어올려 17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은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으나, 물가 상승과 임금 인상 흐름이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엔화 강세를 촉진한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6월에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움직(금리인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총재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관세 수준이 고용 시장에 타격을 줄 경우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폼 파월(왼쪽) 연준 의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서울경제TV]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력 주장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실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로 부르며 "지금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 금리 인하는 달러 가치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달러가 약해지면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 또한 미국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일으켜 안전통화 및 자산(엔·유로, 금·은) 등으로 자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 전문가 “당분간 강세 이어지지만 극단적 수준 아냐”

업계에서는 엔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작년 7월과 같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엔화를 빌려서 투자한 자산을 팔아서 현금으로 바꾸는 행위)이 발생하는 등의 극단적인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달러엔 환율의 경우 130엔대, 원엔 환율의 경우 1050원을 넘지않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에는 미·일 금리격차가 축소되며 엔화도 강세였던 반면 현재는 금리격차가 커지고 엔화도 약세여서 엔캐리 청산유인은 낮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일본의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예상되고 있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엔화의 방향성은 점진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1000원 이상의 흐름으로 하반기에는 1050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정도에는 달러엔이 130엔 후반대, 원엔으로는 1020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엔화값이 연말에는 138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원엔 재정환율의 경우 1000~10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이 초저금리를 끝내고, 금리 인상 기조를 밝힌 만큼, 당분간은 1000원 아래로 내려가기에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바라봤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관세 정책이 기존에 비해 많이 완화된 측면을 고려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여기서 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엔화 가치가 강력하게 상승할 것 같지 않아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달러엔 환율이 130엔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장기적 엔화 강세를 전망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달러·엔 환율이 135엔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일본 중앙은행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 다만 이는 일본 경제가 관세 리스크에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것이 전제”라고 설명했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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