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한국판 넷플릭스’가 나오기 위한 조건

오피니언 입력 2020-07-10 14:25:34 수정 2020-07-10 14:25:34 서청석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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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서청석기자] 정부는 지난달 말 2022년까지 국내 미디어 시장에 10조원를 투자해 2년내 ‘한국판 넷플릭스’ 5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돈만 투자해서 한국판 넷플릭스를 만들수 있는거라면 국내 토종 OTT인 SKT의 웨이브, KT의 시즌은 지금까지 돈이 없었던걸까

 

정부는 국내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을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조해 해외 판매 스마트폰에 웨이브나 왓챠를 노출시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진출을 원하는 법인은 법률자문, 콘텐츠 현지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련 규제를 풀어 OTT에서 스트리밍 되는 콘텐츠를 영상물 등급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등급분류를할 수 있도록 자율등급제를 도입해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 밖에도 콘텐츠 기획·창작, AI기반 자동 제작·기술, 화질 변환 기술, 메타데이터 생성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다양한 전략으로 한국형 넷플릭스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포부는 좋지만 조금이라도 OTT에 관심이 있고 실제로 OTT를 구독하는 사용자라면 위에 나열된 내용들이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OTT성공의 핵심은 콘텐츠의 질, 사용자의 편의성에서 갈린다. 넷플릭스는 1997년 비디오와 DVD를 우편으로 배달하는 서비스 시작하며 지금의 구독경제 개념을 1990년대에 이미 사업에 적용해 정보를 쌓아왔다. 그리고 2007년 지금의 모습을 갖춘 넷플릭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7년 넷플릭스가 출범했을때만해도 그 누구도 넷플릭스의 세계적 독주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질 향상과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무기로 ‘넷플릭스는 OTT다’로 통할 만큼 OTT의 대명사가 됐다.


넷플릭스는 한달에 적게는 9,500원, 많게는 14,500원만 부담하면 원하는 영상을 광고 없이 언제, 어디서든 보고싶을 때 볼 수 있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점은 사용자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다. 반면 최근 국내 공중파 방송을 보게 되면 중간광고는 필수인 시대가 됐다. 심지어 중간광고가 3번 나오는 프로그램까지 생긴 상황이다. 내 돈 주고 보는 방송인데 광고까지 봐야하는 상황이 사용자들에게 달갑게 느껴질리 없다. 광고에 대한 피로감을 피하기 위해 공중파 생방송을 볼 수 있는 웨이브를 구독한 사람들은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구독료를 지불하고 유료로 보는데 인앱 결제 항목이 있고 인앱을 결제를 한다고해도 광고까지 봐야한다. OTT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진 말뿐인 OTT라는 의미다. 시즌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OTT의 핵심 장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콘텐츠까지 국내 드라마 다시보기용 외에는 경쟁력이 없는데 어떤 기술, 전략 지원을 한들 넷플릭스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디즈니+의 국내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국내 OTT들이 설 무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OTT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서비스 본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본방송을 보지 않고 OTT로 몰리게 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서비스를 개편 할 때, 한국판 넷플릭스를 향한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b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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