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건축물과 안전하게 공존하는 사회안전망을 위한 ICT의 역할

오피니언 입력 2021-08-20 08:37:52 수정 2021-08-20 08:37:52 enews2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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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데이터 중심 플랫폼 기반의 노후건축물 안전관리 거버넌스 체계 조성해야

김우용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의 평화롭던 휴양지 서프사이드 타운에 있는 12층 챔플레인 타워 콘도의 붕괴로 한순간에 98명이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해변의 지옥(Hell by the Sea)’ 참사 소식에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 준공 40년된 노후건축물로서 이미 3년전인 2018년 안전점검에서 심각한 건물손상 평가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안전보강공사를 미루다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재난이다.
 

지난 7월, 3층 호텔건물의 붕괴로 17명이 사망한 중국 장쑤성 쓰지카이위안호텔은 30년 넘는 노후건물의 임의적인 구조 변경과 증축 공사 과정에 발생했으며, 그 1년 전인 2020년 3월 29명의 사망자를 포함 총 71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푸젠성 신자호텔의 7층 건물 붕괴는 당초 4층 건물을 7층으로 불법 증축했던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멀리 미국이나 중국의 건물붕괴 참사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도 너무나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재난이 바로 지난 6월에 있었다.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건물 철거공사 도중 발생한 5층 건물의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중 9명의 소중한 삶은 '광주 54번 버스'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결과로 건축물과 시설물의 노후화가 필연적으로 이어진 우리나라의 노후 건축물은, 정부 통계에 따르면 무려 28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도시가 제공하는 편리함의 이면에 노후화가 가속되고 있는 건축물과 도시 인프라를 어떻게 효율적(Efficient)으로 관리하고, 안전(Safe)하게 유지하며, 사후가 아닌 사전적(Pro-active)으로 위험을 예방할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노후건축물과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스마트한 사회안전망 인프라를 지원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역할 역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 날,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노후화된 건축∙시설물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사회안전망을 조성하기 위해선 정보 연결과 기술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데이터 중심 플랫폼 기반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노후건축물 안전관리 데이터 거버넌스는 △건물 안전을 센싱하는 IoT 기술 △데이터 기반 안전상황 인지∙분석 기술 △상황 정보의 효율적 공유∙활용 플랫폼 기술 △다자간 지식정보 공동 활용의 투명성∙신뢰성을 담보하는 보안 기술 등을 핵심 요소로 하는 기술 융합 인프라를 근간으로 한다. 

[김우용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IoT 기술은 넓은 지역에 분산된 노후건축물의 균열, 기울어짐, 뒤틀림, 진동 등 안전상태 감지와 데이터 수집으로 건물의 건강신호에 대한 실시간성 및 상시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존 한정적 인력이 넓은 관할지역 내에 산재된 다수의 노후건축물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현 체계에서의 간헐적, 비실시간적 점검 및 모니터링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은 수집∙축적된 건물 데이터를 안전상황에 관한 진단, 인지 및 예측의 지식정보로 전환함으로써 관련자에게 신속 정확한 판단과 결정의 지원도구를 제공하고, ICT 플랫폼은 다수의 대상 건축물과 관리자, 지방자치단체, 안전관련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 상호간을 연계하여 건물안전 상황 인지 지식정보의 효율적 공유와 활용을 가능하게 한다.
 

분산신원인증(DID) 등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은 수집데이터의 무결성과 이력 정보의 투명성을 제공하여, 노후건축물 안전관리 체계운영에 있어서 건축물 사고에 대한 다수의 이해관계자 구조에 따른 관리책임의 모호성과 분쟁의 소지를 줄여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6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주관으로 '블록체인 기반 구조물안전진단 플랫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선도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시는 이를 통해 향후 한정적 현장인력 중심의 노후건축물 안전관리체계를 신뢰성을 담보하는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부터 공공분야 안전 관련 정보를 집적하여 다중이용시설 건축∙시설물 안전점검 정보를 공개하는 '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중앙정부 차원의 건축물 안전정보와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차원의 노후구조물안전정보 상호간을 연계한 시너지 창출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ICT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노후화되는 건축물과의 안전한 공존을 위한 '데이터 중심 플랫폼 기반의 노후건축물 안전관리 거버넌스' 구현을 통하여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지원하는 스마트한 인프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산학연관의 협업과 많은 사회적 관심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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